첫번째, 유아 혈관종은 보통 생후 1~3개월 안에 처음 발견하여 돌 즈음까지 커졌다가 이후 점차 작아지지만 정맥 기형은 태어날 때부터 있어서 평생에 걸쳐 비슷한 크기이거나 조금씩 조금씩 커집니다.
그래서 아기 때는 있는 줄도 모르다가 청소년 때 발견하기도 합니다.
어릴 때에 없다가 청소년 또는 어른이 되어 생기는 유아 혈관종은 없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정맥 기형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두번째, 혈관종과 달리 정맥 기형은 해당 부위를 낮추면 피가 쏠려 크기가 커집니다.
반대로 위로 올리면 피가 빠져나가 크기가 줄어듭니다. 

세번째, 정맥 기형은 손으로 누르면 잘 찌그러지고 손을 떼면 서서히 피가 차오르면서 다시 부풉니다.
혈관종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입니다. 

네번째, 정맥 기형은 간혹 염증이 생기면서 저절로 크게 부풀고 아픕니다.
그 때 만져보면 단단한 돌 같은게 만져지기도 하는데 고여있는 정맥혈이 단단하게 굳은 혈전 덩어리입니다.
엑스레이를 찍으면 하얀 돌 같은 것이 관찰됩니다.
보통은 소염제를 먹으며 며칠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지만 혈전 덩어리가 사라지지 않으면 절개 또는 구멍을 내어 제거합니다.
참고로 혈관종은 피부가 헐어 상처가 생기지 않는 한 아프지 않습니다.

유아 혈관종은 치료가 필요 없는 경한 경우를 빼면 생후 5개월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추천되지만 정맥 기형은 반드시 어린 아기 때 치료해야 하는 병은 아닙니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증상이 없다면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 해도 무방하지만 외관상 문제가 되거나 점점 커지거나, 불편한 증상이 있거나 드물게 출혈성 경향이 나타난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입술이나 피부에 얕게 위치한 정맥 기형은 롱펄스 엔디야그 레이저 (long pulsed Nd:YAG laser) 를 이용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입술에 생긴 정맥 기형을 롱펄스 엔디야그 레이저로 치료한 사진입니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때까지 한 두 달 간격으로 몇 차례 반복 치료합니다.

롱펄스 엔디야그 레이저는 혈관 레이저 (pulsed dye laser)에 비해 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성격은 적지만 레이저빔이 훨씬 깊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맥 기형 치료에 적절합니다.
하지만 혈관 레이저보다 비특이적 조직 파괴를 하기 때문에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하지만 롱펄스 엔디야그 레이저도 침투하기 힘든 깊은 정맥 기형, 동맥 기형이 동반된 동정맥 기형, 림프관 기형이 동반된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그 경우에는 초음파, MRI 등의 검사로 기형의 종류와 범위를 파악하고 상급 종합병원에서 수술적 제거 또는 혈관 경화 치료를 해야 합니다. 

다음에는 입술의 정맥이 늘어나서 생기는 정맥호 (venous lake)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신효승, M.D., Ph.D.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마포공덕 에스앤유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