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처럼 특정 부위에 국한하여 작게 생기기도 하고, 오른쪽 사진처럼 보다 넓은 범위에 두껍게 생기기도 합니다.

얼굴뿐 아니라 위 사진처럼 팔, 다리, 몸통 등 모든 피부에 생길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체표면적의 절반 이상이 화염상모반일 정도로 넓게 분포하기도 합니다. 

화염상모반은 nevus flammeus란 영어 진단명을 번역한 한자어입니다.
불꽃처럼 빨간 반점이란 뜻입니다.
사실 외국 의사들은 nevus flammeus란 말보다는 port wine stain 이란 말을 더 많이 쓰는데 이를 번역하여 포도주색 모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모반'은 우리 말 '점'의 한자어입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나라에서 '점'이라고 하면 피부과학적으로는 작고 까만 후천성 멜라닌 세포성 모반 (acquired melanocytic nevus) 이나 흑자 (lentigo)를 부르는 말로 쓰입니다.
'모반' 또는 '반점'은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 또는 조직 중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존재하거나 늘어난 상태, 일종의 과오종 (hamartoma) 상태를 부를 때 사용합니다.
소아나 청소년의 눈 근처 진피층에 멜라닌 세포가 있는 오타모반 (정상적으로 진피층에는 멜라닌 세포가 없습니다), 아기들 엉덩이 진피층에 멜라닌 세포가 있는 몽고반점, 선천적으로 특정 피부 전층에 멜라닌 세포가 있는 선천성 멜라닌 세포성 모반 등이 그 예입니다.
화염상모반은 선천적으로 피부에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커져서 존재하기 때문에 모반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참고로 화염상모반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도 스스로 화염상모반이 아닌 혈관종을 갖고 있다고 알고 있는 분이 꽤 많습니다.
과거 혈관 종양과 혈관 기형에 대한 구별과 지식이 부족하여 빨간 종양, 빨간 반점를 모두 혈관종이라고 부르는 (심지어 의사들도) 옳지 못한 관습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혈관종은 화염상모반과 전혀 다른 병이기 때문에 이 둘을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사실 '화염상' 이란 말이 흔히 쓰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화염상모반이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혈관 모반 (vascular nevus)이 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는 조금 어렵지만 피부 모세혈관 기형 (cutaneous capillary malformation) 도 잘 기술된 이름이어서 좋습니다.
다만 화염상모반 이외에도 연어반 (salmon patch), 사행성 혈관종 (angioma serpiginosum), 선천성 모세혈관확장성 대리석양 피부증 (cutis marmorata telangiectatica congenita) 역시 모세혈관기형이므로 혼동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역시 혈관 모반이란 이름이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다른 의사들을 만나면 '혈관 모반' 이란 진단명이 더 좋지 않아요? 라고 권유해볼까 잠시 생각 중입니다.) 

신효승, M.D., Ph.D.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마포공덕 에스앤유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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