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종에는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보니 정상적인 피부 조직이 적습니다.
그러다보니 혈관종은 정상 피부에 비해서 상처가 잘 생기고 작은 상처도 심한 피부 궤양 (피부가 깊이 파이고 피나 진물이 나면서 아물지 않는 상황) 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혈관종의 피부 궤양은 통증이 있어 아기가 불편하며 이차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문 뒤에도 흉터를 남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피부 조직을 잘 굳은 시멘트라고 하고 혈관을 수도관이라고 하면 수도관 주변에 충분한 양의 튼튼한 시멘트가 잘 받쳐줘야 수도관이 새지 않고 건물도 잘 서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의 일부 부위에 시멘트는 거의 없이 수도관만 잔뜩 설치된 부분이 있다면 그 수도관은 잘 지탱되지 못하고 터지거나 새기 쉬울 것입니다.
그로 인해 건물 한 부분이 허물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혈관종 부위 피부가 약한 것은 시멘트에 해당하는 정상 피부 조직 (stroma)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혈관종 부위 피부가 벗겨지고 상처가 나면서 피가 나는 증상은 성기와 항문 주변, 겨드랑이, 목 접히는 부위 등에 위치한 혈관종에서 더 흔히 생깁니다.
해당 부위가 오줌이나 땀 등에 의해 피부가 진무르기 쉽기 때문입니다. 

혈관종에 피부 궤양이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번째, 혈관종이 물기에 의해 진무르지 않도록 합니다.
기저귀 차는 부위에 혈관종이 있다면 오줌이나 땀에 의해 진무르기 쉽습니다.
젖은 기저귀를 바로 갈아주고 통풍을 시켜줍니다.
겨드랑이나 목 부위의 혈관종에도 땀, 침, 눈물 등이 들어가 진무르지 않도록 잘 씻겨주시고 말려줍니다. 

두번째, 혈관종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해당 부위가 옷이나 기저귀 등에 쓸려서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아기가 피부를 긁지 않도록 관리해줍니다.
간혹 혈관종 부위에 피부염이 생겨서 가려우면 아기가 계속 긁게 되고 상처가 됩니다.
혈관종 부위의 피부가 가려워 보이면 잘 씻은 다음 보습제 등으로 너무 습하지는 않게 보습을 적절히 해주시고 필요 시 피부염 연고를 하루 2번 발라 피부염을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혈관종에 피부 궤양이 생겼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상처가 진무르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상처에서 나오는 진물이나 피로 인해 혈관종이 더 진무르고 궤양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지저분한 게 묻으면 생리식염수나 수돗물로 잘 씻어준 다음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물기를 조심스럽게 닦아줍니다.
그 다음 잘 말려줍니다. 

혈관종에 바르는 약인 티몰롤 (timolol) 제제는 상처 회복에 도움을 주므로 혈관종에 한방울 씩 하루 2번 발라줍니다.
바른 다음 충분히 말려줍니다.
물약이 마르면 바세린 연고나 항생제 연고를 발라주어 상처를 보호하고 이차 감염을 예방합니다. 

상처에서 진물이나 피가 난다면 이를 흡수시키고 상처를 보호하기 위하여 거즈나 흡수력이 좋은 폼 제제의 드레싱 제제를 붙여줍니다.
젖은 거즈나 드레싱 제제는 반드시 1일 1회 이상 교체하여 역시 상처가 진무르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접착력이 있는 드레싱 제제나 테이프를 사용하면 붙였다가 떼었다가 하면서 오히려 혈관종이 상할 수 있으므로 혈관종 부위는 접착력이 없는 거즈나 드레싱 제제만 닿도록 해야 합니다. 

보통 소독약제로 소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독약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세균 뿐 아니라 새로 재생되는 피부 세포도 죽어서 상처 회복이 오히려 더디어 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혈관종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상처가 아물었다고 하더라도 혈관종이 남아 있으면 피부 궤양은 또 재발할 수 있습니다.
혈관종을 없애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레이저나 먹는 약 등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신효승, M.D., Ph.D.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마포공덕 에스앤유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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