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혈관종의 원인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혈관종을 어떻게 레이저로 치료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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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종은 혈관의 내피 세포가 증식한 혈관 덩어리이기 때문에 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 치료가 칼로 혈관종을 베어내는 수술적 치료보다 미용적으로 우수한 치료 결과를 가져옵니다.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레이저를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피부 조직을 구별하지 않고 세밀하게 태워내는 레이저입니다.
침습적 레이저 (ablative lase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레이저의 파장 (wave length)에 해당하는 빛 에너지는 주로 물에 흡수됩니다.
우리 피부 조직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성분이 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레이저는 선택적이지 않고 레이저가 닿는 모든 조직을 태웁니다.
점이나 검버섯을 제거하는 이산화탄소 가스 레이저 (CO2 laser)나 어븀 야그 레이저 (Er-YAG laser)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두번째는 특정 피부 조직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입니다.
비침습적 레이저 (non ablative lase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레이저의 파장에 해당하는 빛 에너지는 특정 발색단 (chromophore)에만 흡수됩니다.
멜라닌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레이저는 다른 피부 성분은 유리처럼 통과하고 멜라닌만 파괴합니다.
엔디 야그 (Nd:YAG laser)나 루비 레이저 (Ruby laser) 가 대표적입니다.
혈액의 적혈구를 구성하는 헤모글로빈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레이저 역시 다른 피부 성분은 유리처럼 통과하고 혈관만 파괴합니다.
혈관 레이저 (pulsed dye laser)가 대표적입니다.

혈관종에는 앞에서 이야기한 비침습적 레이저의 일종인 혈관 레이저 (pulsed dye laser)를 사용합니다.
침습적 레이저로 혈관종을 치료한다면 아마 한번에 혈관종을 태워서 없앨 수는 있겠지만 피도 많이 나고, 혈관만 선택적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생 지속되는 큰 흉터를 남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관종 치료에는 피가 나지 않고, 흉터도 만들지 않는 비침습적 레이저인 혈관 레이저를 사용합니다.

혈관종을 치료할 레이저를 골랐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저는 레이저 치료의 효과는 레이저의 파장 (wavelength), 펄스 지속 시간 (pulse duration), 에너지의 강도 (fluence), 표피 냉각 (epidermal cooling), 펄스 스태킹 (pulse stacking)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이저의 파장 (wavelength)
레이저는 특정 파장만을 갖고 있는 빛의 일종입니다.
피를 구성하는 적혈구의 붉은색 헤모글로빈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595nm 파장의 혈관 레이저는 혈관종과 혈관기형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사실 595nm보다 더욱 짧은 파장에서 헤모글로빈에 선택적인 레이저 흡수가 더 잘 일어나지만 짧은 파장의 레이저는 피부 투과 깊이가 매우 얇아 효과가 떨어집니다.
치료 타겟과 깊이를 고려한 적절한 레이저 파장의 선택은 혈관종 레이저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펄스 지속 시간 (pulse duration)
더불어 중요한 것은 레이저 펄스 지속 시간입니다.
레이저 에너지를 nanosecond (백만 분의 1초) 단위로 짧게 주면 헤모글로빈만 파괴됩니다.
하지만 혈관종 치료는 혈관 세포를 파괴가 목표이지 헤모글로빈의 파괴가 목표가 아닙니다.
레이저 에너지를 millisecond (천 분의 1초) 단위로 길게 주면 헤모글로빈에 전달된 레이저의 열 에너지가 주변 혈관으로 전달되어 헤모글로빈이 아닌 혈관을 파괴합니다.
펄스 지속 시간을 상대적으로 짧게 하면 작은 혈관 위주로 파괴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길게 주면 큰 혈관 위주로 파괴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펄스 지속 시간의 결정 역시 혈관종 레이저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에너지의 강도 (fluence)
정상 피부 조직과 함께 존재하는 혈관종을 파괴하는 것은 나무 블록 탑에서 불필요한 빨간 나무 블록 하나를 살그머니 빼는 것과 비슷합니다.
너무 살짝 빼면 빠지지 않고 너무 강하게 빼면 블록 탑이 무너집니다.
약한 레이저 에너지는 치료 효과가 없고, 강한 레이저 에너지는 부작용을 만듭니다.
최적의 에너지 강도를 찾는 것이 혈관종 레이저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표피 냉각 (epidermal cooling)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강도를 높이는게 좋지만 그러면 표피가 손상되고 이는 표피와 진피 사이에 있는 멜라닌 세포, 피부기저층에 손상을 줍니다.
이는 저색소증, 색소 침착, 흉터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혈관에만 레이저 에너지를 전달하고 표피는 식혀줘서 손상을 막아주는 표피 냉각은 혈관종 레이저 치료가 흉터를 만들지 않는 중요한 비결입니다.


펄스 스태킹 (pulse stacking)
혈관종 레이저 치료 시 한 부위를 한 번만 쏠 수도 있고 여러 번 쏠 수도 있습니다.
효과와 부작용면에서 1J/cm2 에너지로 1번을 쏘는 것과 1J/cm2 에너지로 3번을 쏘는 것이 다릅니다.
또한 1J/cm2 에너지로 3번을 쏘는 것과 3J/cm2 에너지로 한 번을 쏘는 것이 역시 다릅니다.
최적의 펄스 스태킹을 찾는 것이 혈관종 레이저 치료에 있어 중요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혈관종 레이저 치료는 보통 3-4주 간격으로 적게는 3회에서 많게는 10회 가량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혈관종을 단계적으로 파괴하게 됩니다. 

치료는 보통 30분 가량 연고 마취 후 이루어지며 치료 시간은 혈관종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분에서 3분 이내이기 때문에 아기들도 충분히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아기들은 치료 받으며 웁니다.
그래서 레이저 치료를 받기에 아기가 너무 어리지 않은지 걱정하시는 부모님이 계십니다.
하지만 레이저 치료는 전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없기 때문에 먹는 약과 달리 태어난지 며칠 안된 신생아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혈관종의 혈관 레이저 치료는 치료 당일부터 세수, 목욕이 가능하며 일상 생활에 지장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혈관종 부위는 본래 피부염이 잘 생기고 건조해지기 쉬운데 레이저 치료 후 그런 경향이 뚜렷해지기도 해서 치료 당일부터 보습제를 잘 바르는게 좋습니다.  

신효승, M.D., Ph.D.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마포공덕 에스앤유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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