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카페 (http://cafe.daum.net/hollosuky)에서 퍼온 글로 아직 치료를 해보지 않은 안면부 광범위한 화염상모반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여 올립니다.

읽기 전에 참고할 것은 이 분은 얼굴 가운데에 집중된 화염상모반으로 병변이 눈, 코, 입 주변에 분포하고 있어 치료 후 불편함이 가장 심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는 냄새는 피부가 타는 것이 아니고 눈썹, 머리털, 솜털 등이 타는 냄새입니다.

힘든 상황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성품이야말로 모든 의사들이 환자에게 기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덕목이랍니다. 

한번 두번 지나가서 벌써 네번 되었는데,

몸으로 느끼기엔  오래된듯 하더이다.

한번 두번 치료하니 좋아지긴 하였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만족함이 아직이라.

언제 나도 남들처럼 쌩얼로 외출할까,

남들은 용기내어 쌩얼로 나가는데.

용기없는 이내몸은 얼굴에 무장하고,

햇살을 받으며 병원으로 향했도다.

입술이 얇아졌다 간호사님 말하길래

빙긋 웃으며  감사하다 말해줬네.

선생님께 인사하니 선생님도 벙긋벙긋

이리저리 살피시며 이런저런 상담후에

시작한단 한마디에 바들바들 와들와들

그래도 참자참자 반드시 좋아진다.

 

아무렇지 않은듯이 숨죽이며 누웠는데,

잊고있던 아픔들이 파도처럼 밀려듬세.

맞다맞어 이거였다 이많큼 아팠었지,

정신이 퍼득퍼득 귀가에서 윙윙윙윙.

 

이번에도 입술에다 연신주사 맞고나니,

차츰차츰 부어올라 햄버거가 얼굴가득.

그래그래 죽여줘라 그래야지 내가살지,

아픔만큼 성숙하자 아픔만큼 이뻐지자.

1.2.3.4.5.6.7.8  미친듯이 숫자세고,

가나다라마바사아 미친듯이 읽어대니,

숫자가 뒤죽박죽 글자들이 와글와글,

머리속엔 양들이 미친듯이 뛰어논다.

 

아으아으 타는냄새 아으아으 너무아파

 

하루지나 눈이탱탱 입술도 한 바가지

내 얼굴은 어디갔나 내 얼굴을 돌려다오

이틀지나 눈이보여 광명을 찾았는데

입술은 아직이라 매운음식 죽음일쎄

 

삼일지나 눈에있는 쌍꺼풀이 컴백했네

입술도 자리잡아 원래대로 돌아왔군

사흘지나 광대뼈만 조금붓기 남아있고

가득이나 낮은 콧대 제자리를 잡았다네.

닷쌔지나 이목구비 정상으로 돌아왔고,

얼굴전체 얼룩덜룩 멍자국은 선명한데

피지는 송글송글 여기저기 툭툭터져

 

아으아으  디러 디러 아으아으 아퍼아퍼

 

지금은 열흘 되어 멍기가 진정국면

광대뼈와 턱주변, 코주위에 남아있네

오늘은 화장하고 콧바람좀 쐐야겠네

답답허이 미치겠소 살도쪄서 죽껏시요.

 

이래저래 힘들지만 그래도 소망하네

쨍하고 해가뜰날 그래도 소망하네. 

∝ 2008.10.17 에스앤유피부과 김영걸원장